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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 덕평화재 이후 판매자 입장에서 feat 로켓배송비지니스 인사이드 2021. 7. 2. 20:02
6월 17일 새벽 쿠팡 덕평센터(이천 마장동)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마케터이지만 로켓배송 납품관리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덕평 창고 화재 사실에 굉장히 당황했다.
덕평은 서울 경기를 커버하는 창고중 가장 큰 창고였고(프레시x) 자사제품의 30%정도가 들어가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화재이전 납품한 제품들은 모두 입고완료되어 정산프로세스로 들어가 있어 정산부분에서의 고민은 아니었다.
로켓배송 판매자라면 모두들 품절이슈에 대해 굉장히 민감해한다.
로켓 발주시스템에 대해서는 대외비라 공개가되어있진 않지만, 몇년동안 내 경험으로만 얘기하자면
SKU별 등급이 있고 등급별 선발주 시스템이 있다.
만약 SKU등급이 D등급이하의 제품들만 가지고있는 회사라면 품절이 되더라도 발주가 선순위가 아니라서 품절이 되더라도 창고사정에 따라 정기발주가 들어오지 않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해당 제품은 판매량이 들쑥날쑥해 질 수 있고(품절상태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 노출 순위가 밀려나게 되고 장기적으로는 다른 경쟁자에 밀려날 확률이 있다.
즉 서울,경기지역을 커버하는 가장 큰 덕평창고에 불이났다면 단기간 그런 대형창고를 수배하기는 매우 어렵고 정상화되기에는 최소 6개월이상이 소요될 것이며 이는 화재이전 등급이 낮은 상품들을 가지고있는 판매자들에겐 고난의 행군이 될 수 있는 소지가 매우 크다는 말이다.
다행히 우리회사제품들은 등급이꽤높아 화재이후 선발주프로그램에 들어갈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품절은 몇일 있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쿠팡불매운동이 발생했다. 발생후 현재까지 일판매량을 보면 확실히 판매량이 줄었다(정확히 얼마가 줄었는지 공개하기는 어렵다)
쿠팡에서는 덕평화재 후 아직 정산프로세스에 들어가지않은 입고중인 제품은 모두 매입한 형태로 즉 본인부담으로 정산하겠다고 공지를 올려 일부 맘졸이던 판매자들입장에서는 다행일 것이다.
이번 화재로 안전문제와 노동자인권문제에대해 비판을 하는데 다른 사람들이 충분히 관련 컨텐츠를 많이 올렸기 떄문에 나는 굳이 그부분에대해 언급하지않겠다.
내가 비판하고 싶은 부분은 판매자입장에서 쿠팡의 물류정책이다.
문제라고 생각되는 쿠팡 물류정책
1. 온라인에 판매되는 모든제품은 단 1개라도 로켓배송으로 입점해야한다.
2. 늘어나는 물류비를 감당하기 위해 입고제품의 매입가를 올려야한다.
3. 탐사, 곰곰등 쿠팡자사브랜드위주로 발주한다.
1. 온라인에 판매되는 모든제품은 단 1개라도 로켓배송으로 입점해야한다.
쿠팡이 창고가 많다고 하지만 모든 제품을 구비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정책을 고수하기 때문에 창고의 효율이 극도로 떨어진다. 단 1개의 제품을 넣기 위해 창고에 최소한의 공간을 구비해야하는데 이는 기존에 잘 판매하고 있는 제품의 발주수량을 줄여야한다는 말과 같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매주 발주되는 정기 발주수량의 유동성이 적어야한다. 즉 매주 1천개를 납품한다고하면 800~1200개정도안에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리드타임과 창고를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그런데 간혹 주간판매량에도 못미치는 발주가 들어온다거나, 2배이상되는 발주가 들어오는 등의 상황이 발생한다.
유통기한이 있는 식품의경우 다중유통채널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이 아닌이상 중소기업은 관리하기 매우 어렵다.
2. 늘어나는 물류비를 감당하기 위해 입고제품의 매입가를 올려야한다.
작년초만 하더라도 쿠팡마진을 35%를 주면 됐는데, 이제는 판매가 15,000원 기준 거의 4~50%에 육박한다(카테고리별 상이). 제조업체도 감당하기 어려운 납품가이기때문에 차라리 묶음상품을 다시 구성해 판매가를 올리는것으로 상품을 재구성한다.
앞으로도 점점더 그럴것으로 예상된다. 그럴경우 1인가구입장에서는 공산품은 몰라도 유통기한이있는 식품류는 선뜻 벌크로 구매하기어렵다. 그렇다면 고객들은 구매채널을 옮길까? 그렇지않다. 쿠팡PB상품은 소량구매가 가능하기 떄문이다.
3. 탐사, 곰곰등 쿠팡자사브랜드위주로 발주한다.
물론 이부분은 확신할 수 없다. 다만 나는 순위 체크때문에 거의 매일 쿠팡사이트에 들어가는데 쿠팡PB상품들이 품절되는 경우는 거의없었다. 특히 생수의 경우 이번 화재사건으로 거의 대부분의 브랜드는 품절이되었는데 탐사 생수라인들은 거의 모두 살아있었다. 물론 이부분도 실제 생수회사들(삼다수, 아이리스, 아이엠코)이 높아지는 납품가가 감당이안되서 본인들이 빠졌을 수 있다. (현재 나는 탐사 제주 탐사수를 사먹는다)
결론적으로 쿠팡은 창고가 부족하면 결국 자사PB상품으로 돌리게 되고, 이는 다른 판매자의 이익을 떨어뜨린다.
이부분에대해서 최근 미국의 독점금지법이 핫이슈가 되고있다(아마존이 자사PB상품 위주로 판매하는 문제) 소비자 입장에서 봤을때 나한테 딱히 불편함이 없다면 너희들끼리 경쟁하는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부분은 이글을 보시는 분들이 진지하게 생각해봐주셨으면 좋겠다. (실제로 호일이나 비닐장갑을 제조해 판매하던 영세제조업체들은 쿠팡이 자체PB상품을 판매하는 동시에 사업을 거의 접어야할정도로 타격을 받았다. 이것이 정당한 경쟁에 의해서 발생한 것인지 유통채널의 독점화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위의 문제들을 실제 판매하는 제품으로 예를 들어보겠다.
노출되는 8개의 제품 중 3개는 광고로 노출되기때문에 제외하고 5개의 제품중 3개의 제품이 곰곰(쿠팡PB)이다. 판매가를 비교해보자. g당 판매가로 치더라도 쿠팡이 가장 낮다. 물론 쿠팡제품이 아닌 상품들은 판매가가 높은 이유가 있는것 같다. GAP인증 제품이던가 아님 품종이 다르다던가 말이다.
이걸 역으로 생각하면 결국 아무특징없는 그냥 단순한 제품은 쿠팡이 독식하다 싶이 하고있고 앞으로도 더 확장할 것이다. 쿠팡자사브랜드와 가격경쟁자체가 안되기때문이다(2번의 이유)
다시한번 말하지만 절대로 판매자가 판매가를 높여서 팔고싶어서 판매하는것이아니다. 구조가 그렇다.
마무리하며,
코로나로 인해 빠르게 성큼 다가온 온라인 시대에서 수많은 판매자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더 많이 강구해야한다.
나도 매일 고민을 하고 살아남으려고 안감힘을 쓴다. 쿠팡의 수많은 문제점을 알고 있음에도 계속 납품을 하고 판매를 하는것은 살아남기 위해서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요유통채널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알고 대응하는 방법을 계속 강구해야한다.
이 글은 개인경험에 의해 적어 정확하지 않을 수 있으니 참고로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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