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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기록 - 1]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아.오늘의기록 2020. 10. 3. 00:27
나는 중국 경제, 정치 그리고 문화 예술에 관심이 많다.
좋은 것도 있고, 싫은 것도 있고, 신기한 것도 있어서 책이나 뉴스, 드라마/영화를 자주 접하는 편이다.
최근엔 중국배우 천쿤의 인스타에 우연히 들어갔는데 (천쿤이 인스타를 하는 거 자체가 신기할 뿐) 어느새 고등학생이 훌쩍 되어버린 아들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 꼬꼬마일 때 봤는데 세월이 이렇게 흘렀나
천쿤과 저우쉰 - 화피2 그의 인스타 피드엔 아들의 생일파티 사진이 올라와 있었는데, 이 사진 한 장으로 중국문화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아들 생일파티를 아들친구들이 아닌 본인과 친한 연예계 사람들을 모아 파티를 한다. 파티는 집에서 하는 생일파티가 아닌 포토존도 마련되어있는 세미 파티 정도 된다. 그런데 그 사진을 인스타에 올렸다. 이게 왜 이상하다는 것인지 생각을 해보라.
만약 한국에서 저렇게 자녀의 생일 파티를 하고 인스타에 올렸다면, 한 시간 뒤 바로 기사가 나오고 욕이 난무할 거라 자신 있게 말하겠다.
바로 여기서 두 나라의 문화 차이가 나온다. 두 나라 다 자식사랑이 대단하지만, 중국의 자식사랑에 대한 표현은 가히 따라 할 수 조차 없다.
중국의 자녀제한정책의 성공으로 1980년대 이후에 태어난 바링허우와 1990년대 이후에 태어난 주링허우는 거의 독자이다. (주요 대도시는 강하게 1자녀 정책이 펼쳐졌지만, 농업을 하는 지방지역과 소수민족은 해당되지 않거나, 벌금에 그치거나, 출생신고를 하지 않는 등의 경우도 있다.) 때문에 하나뿐인 자녀에게 온갖 투자를 다한다. 원래도 이기주의였던 중국의 민족성은 독자로 태어난 아이들로 인해 아주 가파르게 극도의 이기주의로 심화하는 중이다.
중국은 과시하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중국 유명 연예인 결혼식을 한 번이라도 봤다면 이해할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건 중국 민족처럼 질투심이 강한 민족은 없다는 것이다. 2002년 월드컵 때 빨간 유니폼을 입고 4강까지 진출한 한국을 보고 엄청난 질투심을 보인 것은 아직도 회자된다. 특히 빨간색은 중국의 정신인데 빼앗겼다며 지금이라도 되찾아와야 한다며 욕을 한다.
지금까지 중국의 자식과 자랑을 합치면 엄청난 부모의 사랑이 나온다는 FACT를 장황하게 설명했지만, 결국 부모사랑이라는 것은 전 세계적이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나는 인간은 결국 차별을 없앨 수 없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차별과 함께 존재한다.
어떤 국가에서 태어났는지, 어떤 부모 밑에서 태어났는지,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어떤 학교를 다녔는지, 어떤 친구를 만났는지, 애초에 좋은 유전자를 가졌는지부터 말이다.
넷플릭스에서 3%라는 프랑스 드라마가 있다.
세상은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가 있다. 지구가 황폐화된 땅의 사람들은 성년이 되면 단 한번 유토피아 '섬'으로 갈 수 있는 테스트를 받는다. 요즘 날에 문제 되는 '낙하산' 따위는 탈 수 없다. 돈이 많아도 갈 수없다. 무조건 테스트다.
이 테스트는 지능, 협력, 성격 등 모든 것을 다각도로 공평하게 만들어졌다. (물론 나는 테스트 자체도 공평하다고 볼 수없다고 생각했다. 테스트 순서를 떠나 결국 지능장애가 있으면 선택받을 수없기 때문이다. )
이 드라마는 문제적 질문을 많이 던지는데 시간이 된다면 꼭 시청해보길 권한다. 프랑스 사람들의 공산주의적 생각을 볼 수 있다.
내가 3%에서 집중한 건 선택받는 과정이나, 또는 세계관이 아니다.
선택받은 3%는 유토피아에서 제일 먼저 불임수술을 요구받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생각해보라 선택받은 자들이 자녀를 낳으면 그 자녀들은 테스트를 받기 전까지 테스트를 받지 않고도 유토피아에 살 수 있다. 불공평하다.
또는 그 자녀들을 태어나자마자 버림받은 땅에 두고 와야 한다라고 한다면, 과연 부모가 자식을 버리는 행위를 묵과하는 것이 그들 공동체에서 계속 살아남을 수 있는 규칙이 될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테스트라는 체제가 계속해서 살아남으려면 결국 선택받은 자들은 아이를 낳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
이 얼마나 공평한 처사인가. 아이러니하게도 이 드라마에서 유일하게 공평한 룰은 이것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이 세상도 그렇다.
부모는 자식을 낳으면 남의 자식보다 내 자식을 우선하고 사랑한다. 차별은 이미 존재한다.
당신의 자식이 죽는 것과 당신의 자식이 다른 사람의 자식을 죽이는 것 중 선택하라면 답은 전자가 될 것이다. 차별은 이미 존재한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것이 어떻게 차별이 되는지에 대해 힐난을 한다면 할 말은 없다.
나는 이런 문제일수록 이런저런 상황에서 예외를 두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세상은 이렇게 아주 미세한 차별이 모여 어긋나 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차별은 애초부터 없앨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내 주변엔 차별에 분노하고, 분노에 잠식되어 살아가고, 그걸 이유로 삶을 소비하는 친구들이 있다.
나는 친구들이 더 이상 분노하지 않고 냉정한 이성으로 차별에 대한 근원과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를 바란다.
아우렐리우스가 말했듯, 내 삶은 자연에서 이미 정해진 것이라면,나는 이 순간을 묵묵히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이 만족하겠다.
ps. 사실 난 천쿤 아들 생일파티에 저우쉰만 간 게 더이상해 자오웨이는 어디 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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